반려동물 임신 중 약물 투여시 주의사항

사람이나 동물이나 임신을 하게 되면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임신기간 중 신체의 생리적 변화는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태반을 통과한 약물은 태아의 발달 및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잠재적인 위험성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임신기간 중 약물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꼭 필요한 경우엔 최대한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태아의 장기 및 기관이 형성되고 발달되는 임신초기엔 약물사용으로 인해 유산이나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인체용의약품의 경우엔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고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해 미국 FDA가 정한 임산부 약물 안전성 카테고리에 의거하여 약물을 5등급(A,B,C,D,X)으로 분류하고 태아에게 미칠 위험성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사용하는 동물용의약품의 경우 아직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정보가 다소 미약합니다. 따라서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부터 유추를 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강아지, 고양이에게 흔히 사용되는 약물들로 임신 중엔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또 대표적인 부작용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구충제(anthelmintics)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충제에 포함된 각 성분들은 임신 중에 복용해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2가지 이상의 성분을 병용하거나 용량이 과다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① mebendazole +pyraziquantel (파라캅, 프라메딘, 안텔민) : 두 성분 모두 임신한 개와 고양이에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임신초기엔 복용하지 않습니다.

② flubendazole + pyraziquantl (프라벤, 후루벤텔) : 위와 마찬가지로 임신초기엔 복용하지 않습니다.

③ fenbendazole (파나쿠어) : 임신 중에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④ febantel + pyrantel + praziquantel (드론탈플러스, 프라지벳플러스, 제로크림플러스) : 제품마다 허가사항이 상이하나 임신초기(1~40일)엔 복용하지 않습니다.

⑤ niclosamide + levamisole (암백스) : 두 성분 모두 최기형성이나 태아독성이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임신 초기엔 가급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심장사상충 예방약(heartworm preventatives)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심장사사상충 예방약은 임신 중에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① ivermectin + pyrantel pamoate (하트가드플러스, 하트캅, 하트케어) : 심장사상충 예방용량의 ivermectin 은 임신 중에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어 복용이 가능합니다.

② milbemycin oxim +(spinosad) (밀베마이신, 파노라미스) : milbemycin oxim 단독제제는 임신중에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파노라미스와 같은 복합제는 임신 중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③ selamectin (레볼루션) : 임신 중에도 사용가능합니다.

④ moxidectin + imidacloprid (애드보킷) : 임신 중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임신 중에는 투여하지 않습니다.

⑤ eprinomectin (브로드라인) : 태아에게 독성이 있다는 보고는 없지만 역시나 임신 시에는 사용을 권장하진 않습니다.

3. 외부기생충약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외부기생충약들은 임신 중에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① fipronil (프론트라인, 피프로포트, 리펠러, 플레복스) : 임신 중에도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② imidcloprid (어드밴틱스) : 임신 중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③ amitrz (그린틱스, 프리벤티크) : 임신 중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④ permethrin (프로티콜, 슈퍼바이오) : 임신 중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권장하지 않습니다.

⑤ benzyl benzoate (벤질벤로오숀, 네구벤질액, 액토킬스프레이) : 임신 중에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4. 항생제(antibiotics)

항생제 또한 태아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권장됩니다.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를 비롯하여 심박출량 및 체액의 증가, 혈장단백의 변화는 약물의 작용 및 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인해 투여되는 용량도 달라지게 됩니다.

임신 중 사용가능한 항생제로는 β-lactam 계열을 비롯하여 macrolide, lincosamide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아직 연구는 부족하지만 일부 quinolone계도 사용가능하다고 합니다.

① β-lactam계열(amoxicillin, amoxicillin-clavuranate, ampicillin, cephalosporin) - 임신 중 first choice 약물로서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고 태반을 통화하는 양도 적어 다른 항생제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가능 합니다.

② macrolide, lincosamide계열(clarithromycin, lincomycin, clindamycin) - β-lactam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clarithromycin의 경우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물의 사용이 기형아 출산율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③ quinolone계열(enlofloxacin, marbofloxacin) - 임신중 first choice 로 사용되는 약물은 아닙니다. β-lactam이나 macrolide계열의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 사용해볼 수 있지만 어린 동물의 연골생성 장애나 기타 부작용이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④ aminoglycoside계열(streptomycin, gentamicin, amikacin) - 태아의 중추신경 독성 및 발달 장애로 인해 사용을 금합니다.

⑤ tetracycline계열(doxycycline, oxytetracycline) - 태아의 뼈 성장 및 치아에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을 금합니다.

⑥ 이외에 sulfa제, metronidazole 과 같은 약물은 최기형성과 배독성(embryotoxcity) 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 중 에는 사용을 금합니다.

위 약물들 외에도 반려동물에게 사용되는 약물은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특히 임신 중에 약물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면 반드시 약사 및 수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투약하는 것이 임신한 동물과 태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약사 강병구

대한동물약국협회 학술이사

대전삼성약국/대전삼성동물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