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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블로그 http://www.goyaksa.com

'우리 개는 좋은 개가 아니에요'


 약국에 오신 보호자분들에게 백신을 접종했는지 구충제를 먹였는지 여쭤봤을 때 가끔 듣게 되는 말입니다.

good-dog-greg.jpg

 몸값이 비싼 개가 아니므로 그런 약을 사서 해줄 만한 가치가 없기에 그동안 안했다는 뜻입니다.

 그럼 좋은 개는 무엇일까요?

 도그쇼에서 챔피언을 먹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개가 좋은 개일까요?

 아니면 몸값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짱오나 이런 희귀품종의 개가 좋은 개일까요?

 흔히들 '좋은 사람이다'라고 표현할 때는 그 사람이 좋은 직업을 가졌다 혹은 돈이 많다를 뜻하지 않습니다.

 배려심과 이해심이 뛰어나 부드러운 성격을 가져 주변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 습니다.

Healthypet1.jpg

 왜 사람한테는 좋다는 표현을 성격을 이야기할 때 쓰고 개한테는 몸값을 이야기할 때 쓸까요?

 생명이지만 돈을 주고 사 왔기 때문에 그 가치를 값으로써 평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단추부터가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동물과 보호자 사이에는 교감과 유대 그리고 사랑이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존재합니다.

 온종일 힘든 일과에 지친 몸으로 집에 왔을 때, 해맑게 반겨주는 아이들을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피로감을 느낄 때, 조건 없는 사랑으로 우리들을 치유해주기도 합니다.


 이 가치를 제외한 채 그 아이의 품종이나 겉모습만으로 값을 매기고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귀가 쫑긋한지 주름이 더 깊은지 체격이 얼마나 작은지 이러한 평가 기준은 결국 동물을 상품화시킬 뿐입니다.

 상품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가족으로 바라보아야 키우다가 병들고 늙었다 하여 버리는 일이 사라질 것이고 몸값보다 치료비가 비싸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일도 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Ranger-good-dog.jpg

 저희 집에는 몽이라는 이름을 가진 9살짜리 푸들이 있습니다.

 두 번의 골절로 인해 그간 4백만원정도 치료비가 들어간 몽이의 분양 비용은 35만원입니다.

400만원은 부담스러웠습니다.

 아직 약대생이었던 시절이라 수입이 없었고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키운 아이였으니까요.

부담스럽긴 하지만 어쩔 수 있나요.

 다음부턴 내가 더 잘 돌봐야겠다 했지요.

 이 부분은 많은 반려동물 080815_1225_3.jpg보호자분들께서 공감하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핸드폰이나 자전거의 경우 35만원 주고 샀는데 수리 비용이 400만원이면 버리고 새로 사는 것이 현명한 행동일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아버지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깃들어 특별한 물건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우리는 관계 속에서 가치를 부여합니다.

처음 시작은 오천원, 만원짜리 강아지였을 수도 있으나 시간이 지나 쌓여온 관계 속에서 그 아이의 가격표가 사라지고 가족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개는 모두 다 좋은 개입니다.


고창현약사

대한동물약국협회 학술이사

광주동물약국 // 나래종로약국 대표약사

광주 북구 약사회 약학이사

익산플러스님 익산플러스 포함 2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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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약물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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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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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10:09
환하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골에서 키우는 보호자들께 흔히 듣는 이야기인데 마음만 안타까웠지 제대로 표현을 못 해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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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10:48
권한이 없습니다.